도로교통법 제32조 주정차 금지 장소 확인하는 방법

운전 연수를 하다 보면 횡단보도 바로 앞에 차를 세우고도 “사람만 안 지나가면 괜찮지 않나요?”라고 묻는 분이 있습니다. 운전자가 차에 앉아 있든, 비상등을 켰든 그 자리에서는 답이 같습니다. 도로교통법 제32조는 위험한 장소에서 정차와 주차를 모두 금지합니다.
2026년 11월 현재 시행 중인 도로교통법 제32조를 기준으로, 차를 세우기 전에 확인할 장소와 거리를 짚어보겠습니다. 특히 ‘잠깐이면 괜찮다’는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5분 이내라도 세우면 안 되는 곳
도로교통법에서 정차는 주차가 아닌 상태로 차를 5분 이내 멈추는 것을 말합니다. 운전자가 차를 떠나 즉시 운전할 수 없다면 짧은 시간이어도 주차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32조에 적힌 곳에서는 어느 쪽이든 금지입니다. 승객을 내려주려고 30초 멈췄다는 사정만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 교차로, 횡단보도, 철길 건널목과 보도·차도가 구분된 도로의 보도
- 교차로 가장자리나 도로 모퉁이에서 5미터 이내
- 안전지대의 사방에서 각각 10미터 이내
- 버스정류장을 표시하는 기둥·표지판·선에서 10미터 이내
- 건널목 가장자리 또는 횡단보도에서 10미터 이내
- 소방용수시설·비상소화장치와 법령에서 정한 소방시설에서 5미터 이내
- 시·도경찰청장이 안전을 위해 지정한 곳과 시장 등이 지정한 어린이 보호구역
보도 위에 바퀴 두 개만 올려도 보행자가 차도로 내려서야 할 수 있습니다. 횡단보도 앞에서는 세워 둔 차가 보행자와 달려오는 차의 시야를 함께 가립니다. 금지 거리가 단순한 주차 질서 규정이 아닌 이유입니다.
모퉁이 5미터와 횡단보도 10미터를 구분하기
현장에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숫자가 5미터와 10미터입니다. 교차로 가장자리·도로 모퉁이는 5미터, 횡단보도·건널목 가장자리와 버스정류장 표시는 10미터입니다. 안전지대는 사방 각각 10미터를 비워야 합니다. 횡단보도 위에만 차를 세우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바로 옆에 붙여 세우는 운전자가 있는데, 제32조 제5호는 횡단보도로부터 10미터 이내까지 금지합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 앞 빈자리가 횡단보도에서 6미터 떨어져 있다면, 가게에 물건을 가지러 가는 것은 물론 차 안에서 기다리는 것도 안 됩니다. 거리를 눈대중으로 재기 어렵다면 횡단보도와 모퉁이에서 충분히 벗어난 허용 구간을 찾는 편이 안전합니다. 버스정류장도 버스가 없다고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정류장 표지에서 10미터 이내는 일반 차량이 승객을 태우고 내리는 자리로 쓸 수 없습니다.
제32조는 법령이나 경찰공무원의 지시에 따르는 경우, 위험을 막기 위해 일시정지하는 경우에는 예외를 둡니다. 버스 운행 중 노선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거나 내리는 버스에도 별도 예외가 있습니다. 일반 승용차의 비상등, 동승자의 탑승, 짧은 용무는 그 예외가 아닙니다.
소방시설과 어린이 보호구역은 금액도 확인하기
일반 주정차 금지 장소에서 단속되면 도로교통법 시행령 별표 6에 따라 승용자동차 등의 과태료는 4만 원, 승합자동차 등은 5만 원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위반하면 각각 5만 원과 6만 원입니다. 운전자가 현장에서 특정되어 범칙금 처분을 받는 경우와 차량 소유자 등에게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는 절차가 다릅니다. 일반적인 제32조 주정차 금지 위반 자체에는 벌점이 붙지 않아 벌점은 0점이지만, 그렇다고 위반이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소방시설 주변 5미터 이내는 안전표지 여부도 봐야 합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10조의3에 따른 안전표지가 설치된 곳에서 위반하면 승용차 등 과태료는 8만 원, 승합차 등은 9만 원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이면 각각 9만 원과 10만 원입니다. 해당 안전표지가 없는 소방시설 주변 5미터 이내도 정차·주차 금지 장소이며, 이때 과태료는 일반 기준인 승용차 등 4만 원, 승합차 등 5만 원입니다. 소방차가 시설에 접근해야 하는 순간에는 몇 미터 차이가 대응 시간을 바꿉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2021년 10월 21일부터 도로교통법 제32조의 정차·주차 금지 장소에 포함됐습니다. 시행령 별표 7에 따른 과태료는 승용차 등 12만 원, 승합차 등 13만 원이고,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위반하면 각각 13만 원과 14만 원입니다. 아이를 내려주기 위해 잠깐 섰다는 말도 원칙적인 허용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제34조의2에 따른 별도 허용 구역 등은 현장의 안전표지에 표시된 구역·시간·방법을 확인해야 합니다.
차를 세우기 전에는 이 순서로 보기
- 먼저 횡단보도·교차로·보도·건널목·어린이 보호구역인지 확인합니다.
- 다음으로 모퉁이와 소방시설에서 5미터,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 표시에서 10미터 이상 떨어졌는지 봅니다.
- 현장의 주정차 금지·허용 안전표지와 허용 시간을 확인합니다. 허용 표시가 없다면 다른 주차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교육할 때 저는 차를 세우기 전에 사람이 어디로 걷고 다른 운전자가 무엇을 볼 수 있는지 먼저 보라고 말합니다. 제32조의 숫자를 외워 두면 그 판단이 빨라집니다. 특히 학교 앞과 횡단보도 앞에서는 ‘잠깐’이라는 말보다 보행자의 시야를 우선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