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 벌점 확인하고 면허정지 피하는 방법

운전연수를 하다 보면 신호위반 한 번쯤은 벌금만 내면 끝나는 줄 아는 분을 만납니다. 그런데 운전자가 확인된 위반에는 범칙금과 함께 벌점이 붙을 수 있습니다. 신호위반 15점에 중앙선 침범 30점이 더해지면 45점입니다. 면허정지 기준인 40점을 넘습니다. 운전 경력이 길어도 이 계산을 모르면 어느 날 운전을 멈춰야 할 수 있습니다.
교통법규 벌점은 위반마다 몇 점인가
2026년 11월 기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와 별표 28은 위반별 벌점과 면허 처분 기준을 정합니다. 평소 자주 마주치는 위반부터 숫자로 기억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 신호·지시 위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각각 15점
- 안전거리 미확보, 진로변경 방법 위반, 보행자 보호 불이행: 각각 10점
- 중앙선 침범, 고속도로 갓길 통행,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 각각 30점
- 제한속도보다 시속 20㎞ 초과~40㎞ 이하로 빠르게 운전: 15점
- 제한속도보다 시속 40㎞ 초과~60㎞ 이하로 빠르게 운전: 30점
- 제한속도보다 시속 60㎞ 초과~80㎞ 이하로 빠르게 운전: 60점
일반도로에서 제한속도를 시속 20㎞ 이내로 초과한 경우에는 위 표의 15점 구간에 들지 않습니다. 다만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제한속도를 시속 20㎞ 이내로 초과해도 벌점 15점이 적용됩니다. 같은 속도 차이라도 장소와 시간이 결과를 바꿉니다. 학교 앞에서는 표지판의 제한속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사고가 나면 위반 벌점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별표 28은 사고 원인이 된 법규위반 벌점과 사고 결과에 따른 벌점을 합산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신호위반으로 사고를 내고 상대방이 3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다면, 신호위반 15점과 중상자 1명에 대한 15점이 함께 문제 됩니다. 실제 처분은 사고 경위와 피해 정도를 조사해 결정합니다.
40점부터 정지, 취소 기준은 따로 본다
한 번의 위반·사고로 받은 벌점이나 처분벌점이 40점 이상이면 면허정지 처분 대상입니다. 원칙적으로 1점을 정지 1일로 계산하므로 45점이면 45일이 기준입니다. 앞서 든 신호위반 15점과 중앙선 침범 30점의 조합이 가볍지 않은 이유입니다. 단속된 그날부터 무조건 정지가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전통지와 면허증 반납, 처분 집행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면허취소는 기간별 누산점수 기준을 봅니다. 1년간 121점 이상, 2년간 201점 이상, 3년간 271점 이상이면 취소 기준에 도달합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말이 처분벌점과 누산점수입니다. 처분벌점은 앞으로 정지처분을 판단할 때 쓰는 점수이고, 누산점수는 위반·사고 벌점을 기간에 따라 누적해 취소 여부 등을 판단할 때 쓰는 점수입니다. 이미 정지처분이 집행된 벌점은 처분벌점 계산에서 빠지지만, 그것만으로 과거 위반 기록이 모두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처분벌점이 40점 미만이고 마지막 위반일 또는 사고일부터 1년 동안 다시 위반하거나 사고를 내지 않으면 그 처분벌점은 소멸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기록이 1년 뒤 일괄 삭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산점수는 해당 위반·사고일을 기준으로 과거 3년간 관리됩니다. 자신의 점수가 애매하다면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현재 표시되는 처분벌점과 누산점수를 각각 봐야 합니다.
과태료 고지서와 범칙금 고지서를 구분한다
카메라에 찍힌 뒤 받은 고지서를 보고 ‘돈만 내면 벌점도 붙나’ 하고 묻는 운전자가 많습니다. 무인단속처럼 운전자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차량 소유자 등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고 벌점은 붙지 않습니다. 반면 위반 운전자가 확인돼 범칙금 절차로 처리되면 해당 위반의 벌점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의 과태료 사전통지서 양식도 ‘운전자 확인 시 범칙금과 벌점’, ‘운전자 미확인 시 과태료’를 구분합니다.
따라서 고지서에서 먼저 볼 것은 금액보다 처분 대상입니다. 차주에게 온 과태료인지, 운전자에게 부과된 범칙금인지 확인하십시오. 경찰관의 현장 단속으로 운전자가 특정된 경우도 범칙금과 벌점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과태료가 벌점 없이 처리된다는 사실을 위반해도 괜찮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놓치거나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지 못하면 금액보다 큰 피해가 생깁니다.
벌점이 쌓였을 때 확인하고 줄이는 순서
첫째, 경찰청 교통민원24에서 운전면허 벌점조회를 열어 처분벌점, 누산점수, 마지막 위반일을 확인합니다. 고지서가 여러 장이면 위반 날짜와 항목도 맞춰 보십시오. 조회 숫자가 예상과 다르면 단속 내용과 처리 상태를 관할 경찰서에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둘째, 처분벌점이 40점 미만이면 한국도로교통공단 안전운전 통합민원의 벌점감경교육 대상인지 확인합니다. 교육을 마치고 교육확인증을 경찰서장에게 제출하면 처분벌점에서 20점을 감경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이미 40점 이상이 되어 정지처분 대상이라면 같은 방식으로 20점을 빼서 정지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그때는 정지처분자를 위한 교육과 정지기간 감경 조건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벌점이 없을 때부터 경찰청의 착한운전 마일리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서약 후 1년 동안 무위반·무사고를 지키면 10점이 쌓이고, 나중에 면허정지 처분 대상이 되었을 때 정해진 조건에 따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 위반을 지워 주는 제도가 아니라 앞으로의 운전 습관을 유지하며 적립하는 제도입니다.
강의장에서 저는 벌점표를 외우라고만 말하지 않습니다. 신호가 바뀌면 무리해서 통과하지 않고, 차로를 옮길 때는 간격을 확보하고, 학교 앞에서는 제한속도를 다시 보는 행동이 먼저입니다. 그 습관이 사람을 지키고, 벌점도 쌓이지 않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