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교통사고 막으려면 졸릴 때 이렇게 멈추세요

도로주행 수업을 하다 보면 운전자가 졸음을 느끼면서도 “다음 휴게소까지만 가겠다”고 버티는 모습을 봅니다.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앞차와의 거리가 들쑥날쑥해졌다면 이미 운전에 필요한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졸음운전 교통사고를 막는 첫 행동은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차를 안전한 곳에 세우는 것입니다.
졸리기 시작하면 어디에 세워야 할까
신호를 한 번 놓치거나 방금 지나온 구간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더 운전하지 마세요. 차로 안에서 속도만 줄이거나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서는 것은 위험합니다. 고속도로에서는 가까운 휴게소나 졸음쉼터로 이동하고, 일반도로에서는 주차가 허용된 안전한 장소를 찾으세요. 이미 차로를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졸리다면 무리하게 목적지를 향하지 말고 가능한 가장 가까운 안전한 진출·정차 장소를 선택해야 합니다.
차를 세운 뒤에는 시동과 주차 상태를 확인하고 운전석에서 잠시 눈을 붙이세요. 동승자가 운전할 수 있다면 운전자를 바꾸는 것도 방법입니다. 커피를 마시거나 창문을 열면 잠깐 깨어나는 느낌은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느낌만 믿고 다시 출발하면 위험합니다. 다시 운전대를 잡기 전에 눈이 또 감기지 않는지, 표지판을 읽고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지 스스로 확인해야 합니다. 피로가 계속되면 그날 운전을 끝내는 편이 맞습니다.
졸음운전에 붙는 처벌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졸음운전 과태료가 얼마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졸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사고에 같은 금액이 붙는 구조는 아닙니다. 어떤 상태에서 운전했는지, 실제로 어떤 운전 행위를 했는지, 사람이나 물건에 피해가 났는지에 따라 적용 규정이 달라집니다.
2026년 10월 13일 시행 도로교통법 제45조는 과로·질병 등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의 운전을 금지합니다. 과로 또는 질병으로 이 조항을 위반하면 제154조에 따라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대상입니다. 여기서 30만 원은 정해진 과태료가 아니라 벌금의 상한입니다. 졸렸다는 말만으로 곧바로 이 처벌이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차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거나 조향·제동을 부정확하게 해 다른 사람에게 위험을 줬다면 도로교통법 제48조의 안전운전 의무 위반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시행령 별표 8상 승용차 운전자가 이 위반으로 통고처분을 받는 경우 범칙금은 4만 원이고, 시행규칙 별표 28의 벌점은 10점입니다. 과로 상태의 운전 금지와 안전운전 의무 위반을 같은 처분이라고 생각하면 금액과 절차를 잘못 이해하기 쉽습니다.
사고가 났다면 먼저 사람을 확인하세요
졸음운전 교통사고가 나면 당황해서 차 상태부터 보게 됩니다. 순서는 반대입니다. 도로교통법 제54조에 따라 즉시 정차하고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다친 사람이 있거나 다쳤는지 분명하지 않다면 119에 신고하고, 현장의 교통 위험을 살피면서 추가 충돌을 막으세요. 운전자와 동승자도 차로 위에 머무르지 말고 안전한 위치로 이동해야 합니다.
- 즉시 정차해 본인과 상대방, 동승자의 부상 여부를 확인합니다.
- 부상자가 있으면 119에 신고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구호합니다. 현장 위험이 크면 경찰에도 상황을 알립니다.
- 피해자에게 성명·전화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제공합니다.
- 경찰관이 현장에 없으면 가까운 경찰관서에 사고 장소와 피해 상황 등을 지체 없이 신고합니다. 다만 차량만 손괴된 것이 분명하고 도로의 위험 방지와 원활한 소통에 필요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법에서 신고 예외를 둡니다.
- 안전이 확보된 뒤 사진, 차량 위치, 블랙박스 영상 등을 보존하고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합니다.
차량만 긁혔다고 생각해도 상대 운전자나 동승자가 통증을 호소하면 가벼운 물적 사고로 단정하지 마세요. 상대방과 연락처를 주고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구호 의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사고 직후에는 괜찮다고 했다가 나중에 부상이 확인될 수 있으니, 현장에서 확인한 내용과 연락 내역을 남겨 두는 게 좋습니다.
벌점은 위반 행위와 인명 피해를 따로 확인합니다
사고가 났다고 해서 ‘졸음운전 벌점’ 한 항목만 계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은 위반 행위와 사고 결과에 따른 기준을 둡니다. 인적 피해 사고의 결과 기준은 사망자 1명당 90점, 3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중상자 1명당 15점, 5일 이상 3주 미만 치료가 필요한 경상자 1명당 5점, 5일 미만 치료가 필요한 부상 신고자 1명당 2점입니다. 실제 처분은 사고 원인과 과실, 피해 내용에 따라 판단됩니다.
사고 뒤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별도의 책임도 생깁니다. 시행규칙 별표 28은 물적 피해 사고 후 도주한 경우 조치 불이행 벌점 15점을 규정합니다. 사람을 다치게 한 뒤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는 경우에는 훨씬 무거운 문제가 됩니다. 사고가 작아 보여도 일단 멈추고 사람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가 운전자를 가르칠 때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졸음을 참는 것도 운전 실력이 아니다”입니다. 표지판을 놓치거나 앞차의 브레이크등에 반응이 늦어졌다면 이미 멈출 신호를 받은 셈입니다. 몇 분 늦게 도착하는 선택이 사고 뒤 몇 달을 수습하는 일보다 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