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 23조 끼어들기 위반 피하는 방법

운전교육을 하다 보면 출구를 지나칠까 봐 정지한 차들 앞으로 급히 들어가는 운전자를 자주 봅니다. 방향지시기를 켰으니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법은 깜빡이만 보지 않습니다. 앞차가 왜 멈췄는지, 그 차 앞으로 어떻게 들어갔는지가 중요합니다.
도로교통법 23조가 금지하는 끼어들기
도로교통법 제23조는 제22조 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 다른 차 앞으로 끼어들지 못하도록 규정합니다. 제22조 제2항에 적힌 차는 세 종류입니다. 법이나 법에 따른 명령 때문에 정지·서행하는 차, 경찰공무원의 지시로 정지·서행하는 차, 위험을 막기 위해 정지·서행하는 차입니다.
- 신호나 교통 규제에 따라 멈추거나 천천히 가는 차
- 경찰공무원의 지시에 따라 멈추거나 천천히 가는 차
- 앞쪽 위험을 피하려고 멈추거나 천천히 가는 차
예를 들어 신호 대기 중인 차량 행렬의 앞쪽으로 비집고 들어가거나, 경찰의 통제로 서행하는 차 앞으로 끼어드는 장면을 떠올리면 됩니다. 차선이 점선이라는 이유만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도로가 막힌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차로 변경을 제23조 위반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상대 차가 정지·서행하는 이유와 진입 위치를 함께 봐야 합니다.
여기서 앞지르기와도 구별해야 합니다. 앞지르기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 앞차의 옆을 지나 그 차 앞으로 나아가는 행위이고, 제23조의 끼어들기는 법이 보호하는 정지·서행 차량의 앞으로 들어가는 행위입니다. 실제 단속에서는 운전자가 생각하는 ‘잠깐 차선 변경’과 법에서 보는 끼어들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점선과 방향지시기가 면책이 되지 않는 이유
수강생들이 가장 많이 묻는 말이 있습니다. “점선에서 깜빡이를 켜고 들어갔는데도 위반인가요?” 점선은 그 지점에서 차로 변경이 원칙적으로 가능한지를 판단할 때 중요합니다. 그러나 제23조가 금지하는 상황이라면, 점선과 방향지시기가 끼어들기를 허용해 주지는 않습니다.
차로 변경 자체가 가능한 곳에서도 도로교통법 제19조 제3항을 지켜야 합니다. 변경하려는 방향에서 정상적으로 통행하는 다른 차의 통행에 장애를 줄 우려가 있다면 진로를 바꿔서는 안 됩니다. 방향지시기는 제38조에 따른 진로변경 신호이지, 옆 차에 양보를 강제하는 표시가 아닙니다. 급하게 차 머리부터 밀어 넣어 상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면 안전한 진로 변경이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고속도로 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출구 줄을 늦게 발견했다면 먼저 표지와 차로를 확인하고, 충분히 앞선 구간에서 여유를 두고 이동해야 합니다. 이미 줄이 길게 선 끝부분에서 급히 끼어들지 말고 다음 출구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길을 조금 돌아가는 손해보다 급제동과 추돌의 피해가 훨씬 큽니다.
범칙금 3만 원과 과태료 4만 원의 차이
2026년 10월 기준, 도로교통법 시행령 별표 8의 끼어들기 금지 위반 범칙금은 승용자동차등과 승합자동차등 모두 3만 원, 이륜자동차등은 2만 원입니다. 자전거등과 손수레등은 1만 원입니다. 운전자가 확인되어 범칙금 통고처분을 받는 경우에 적용하는 금액입니다.
영상으로 위반 사실이 입증됐지만 운전자를 확인할 수 없어 범칙금 통고처분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차의 고용주등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시행령 별표 6 기준으로 승용자동차등과 승합자동차등은 4만 원, 이륜자동차등은 3만 원입니다. 범칙금과 과태료는 부과 대상과 조건이 다르므로, 고지서를 받았다면 먼저 위반 조문과 처분 종류를 확인해야 합니다.
벌점도 혼동하기 쉽습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28의 개별 벌점 항목에는 제23조의 끼어들기 금지 위반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위반 자체에 별도의 벌점은 없습니다. 다만 운전 과정에서 진로변경 방법 위반이나 앞지르기 금지 시기·장소 위반 등 다른 위반이 문제 되면 해당 규정의 벌점 기준을 따로 봐야 합니다. 벌점 10점 또는 15점을 제23조 위반에 그대로 붙여 설명하는 글은 구별해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출구 앞에서 판단할 순서
실제 운전에서는 법 조문을 길게 떠올릴 시간이 없습니다. 출구나 교차로가 보이면 다음 순서로 판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낫습니다.
- 먼저 표지판과 내비게이션을 보고 필요한 차로를 일찍 확인합니다.
- 옮겨갈 차로의 차들이 신호, 경찰 지시, 위험 때문에 정지·서행 중인지 봅니다.
- 차로 변경이 가능한 구간이라면 뒤차와 옆 차의 간격을 확인하고 방향지시기를 켭니다.
- 상대 차가 급제동해야 들어갈 수 있다면 진입을 포기하고 다음 경로를 택합니다.
제가 교육장에서 자주 강조하는 부분은 마지막 판단입니다. 방향지시기를 켠 뒤 몇 초를 기다렸다는 사실보다, 들어간 뒤에도 다른 차가 자기 속도와 진로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늦게 발견한 출구 하나 때문에 차량 행렬 앞을 파고드는 습관은 고쳐야 합니다. 도로에서 안전한 선택은 대개 한 번 더 돌아가는 쪽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