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와 경찰 수신호가 다를 때 도로교통법 제5조대로 운전하는 방법

얼마 전 초보 운전자 교육을 하다가 교차로 앞에서 바로 멈춰 세운 적이 있습니다. 신호등은 녹색인데 경찰관이 손으로 정지 지시를 하고 있었거든요. 옆 차들은 슬금슬금 움직였고, 교육생도 “파란불인데 가도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이럴 때 기준이 되는 조항이 도로교통법 제5조입니다.
운전자는 신호등 색깔만 보고 움직이면 안 됩니다. 도로에는 신호기, 안전표지, 경찰공무원, 자치경찰공무원, 경찰보조자의 지시가 같이 작동합니다. 특히 사고 처리, 공사, 행사 통제, 정전, 신호기 고장 상황에서는 평소 신호보다 현장 지시가 더 중요해집니다. 여기서 헷갈리면 단순 실수가 아니라 신호 또는 지시 위반이 됩니다.
도로교통법 제5조는 무엇을 따르라는 조항인가
도로교통법 제5조의 제목은 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입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기준으로 보면,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와 차마의 운전자는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와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등의 신호 또는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여기서 차마는 자동차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 자전거, 손수레처럼 도로교통법상 도로를 통행하는 대상까지 넓게 잡습니다. 그래서 운전자뿐 아니라 보행자도 제5조의 적용을 받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자동차 운전자 위반이 가장 많이 문제 됩니다.
운전자가 기억할 순서
- 신호기와 안전표지가 있으면 그 표시를 따른다.
- 경찰공무원등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으면 그 지시를 확인한다.
- 신호기와 현장 지시가 서로 다르면 현장 지시를 따른다.
- 앞차가 움직여도 내 차 기준으로 정지선, 횡단보도, 교차로 진입 가능 여부를 다시 본다.
사실 이 순서가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교차로에서 앞차만 따라가게 됩니다. 운전학원에서 자주 보는 습관입니다. 앞차가 갔다고 내 차도 가도 되는 게 아닙니다. 신호와 지시는 각 운전자에게 따로 적용됩니다.
신호등과 경찰 지시가 다르면 경찰 지시가 우선이다
도로교통법 제5조에서 초보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은 제2항입니다. 교통안전시설의 신호 또는 지시와 경찰공무원등의 신호 또는 지시가 서로 다른 경우에는 경찰공무원등의 신호 또는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호등은 녹색인데 경찰관이 정지 수신호를 하면 멈춰야 합니다. 반대로 신호등은 적색인데 경찰관이 특정 방향 차량을 진행시키면 그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단, 이때도 막 출발하면 안 됩니다. 보행자, 긴급차량, 교차로 안 정체를 확인하고 천천히 들어가야 합니다.
근데 실제 도로에서는 이 부분을 무시하는 운전자가 꽤 많습니다. “신호가 파란불이었다”는 말은 변명이 되기 어렵습니다. 현장 교통정리가 보이면 시야를 넓혀야 합니다. 경찰관의 팔 방향, 호루라기, 지시봉, 주변 차량의 정지 위치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위반하면 범칙금과 벌점이 같이 붙는다
신호 또는 지시 위반은 돈만 내고 끝나는 사안으로 보면 안 됩니다. 현장에서 운전자가 특정되어 단속되면 범칙금과 벌점이 같이 부과됩니다. 일반도로 기준으로 승합자동차 등은 범칙금 7만 원, 승용자동차 등은 6만 원, 이륜자동차 등은 4만 원이고 벌점은 15점입니다. 자전거 등에도 범칙금 기준이 따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무인단속처럼 운전자가 바로 특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보통 차량 소유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일반도로 신호위반 과태료는 승합자동차 등 8만 원, 승용자동차 등 7만 원, 이륜자동차 등 5만 원으로 보는 것이 실무 기준입니다. 과태료는 벌점이 붙지 않지만 금액이 범칙금보다 높게 잡힙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은 더 무겁습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신호 또는 지시 위반을 하면 승용자동차 기준 범칙금 12만 원에 벌점 30점, 과태료는 13만 원 수준입니다. 승합자동차 등은 이보다 높고, 이륜자동차도 일반도로보다 부담이 큽니다. 스쿨존에서는 “차가 없어서 그냥 갔다”가 통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보이지 않는 순간이 더 위험한 순간입니다.
초보 운전자가 자주 걸리는 상황
첫째, 황색 신호에서 무리하게 진입하는 경우입니다. 황색은 서둘러 지나가라는 뜻이 아닙니다.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전에 안전하게 멈출 수 있으면 멈추는 신호입니다. 이미 급정거가 더 위험한 위치라면 통과할 수 있지만, 멀리서 황색을 보고도 가속하는 건 전형적인 위반 습관입니다.
둘째, 비보호 좌회전입니다. 비보호 좌회전은 녹색 신호에서 반대편 차량과 보행자 통행에 방해가 없을 때만 가능합니다. 적색 신호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하면 신호위반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표지판의 “비보호”라는 글자만 보고 마음대로 도는 운전자가 많은데, 녹색 신호 조건을 같이 봐야 합니다.
셋째, 우회전입니다. 2023년 1월 22일부터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에서는 그 신호에 따라야 합니다. 우회전 신호등이 없더라도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이면 정지선, 횡단보도 또는 교차로 직전에서 일시정지한 뒤 보행자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보행자가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경우에는 진행하면 안 됩니다.
넷째, 행사장이나 공사 구간에서 수신호를 대충 보는 경우입니다. 공사 차량이 도로를 막고 있거나 차로가 임시 변경된 곳에서는 안전표지와 유도요원의 지시가 같이 나옵니다. 경찰공무원등에 해당하는 지시인지, 단순 작업자 안내인지에 따라 법적 성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안전 운전 측면에서는 감속하고 확인하는 쪽이 맞습니다.
헷갈리는 교차로에서는 이렇게 처리한다
교차로 접근 전에는 속도를 먼저 줄여야 합니다. 신호를 보고 판단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시속 50km로 달리면 1초에 약 14m를 갑니다. 잠깐 휴대전화 화면이나 내비게이션을 보는 사이 정지선이 바로 앞에 옵니다.
- 정지선이 보이면 발을 가속페달에서 먼저 뗀다.
- 신호등 색깔만 보지 말고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와 보행자 움직임을 같이 본다.
- 경찰관이나 지시봉이 보이면 신호등보다 그 지시를 우선 확인한다.
- 앞차가 교차로 안에 걸려 있으면 녹색이어도 진입하지 않는다.
-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시간대와 관계없이 속도를 낮추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는 가중 처분까지 염두에 둔다.
솔직히 운전 경력이 길어질수록 이런 기본을 가볍게 봅니다. “이 정도는 괜찮다”는 판단이 쌓이면 언젠가 정지선 하나, 수신호 하나를 놓칩니다. 도로교통법 제5조는 어려운 조항이 아닙니다. 신호를 보고, 지시를 보고, 서로 다르면 현장 지시를 따르라는 규정입니다. 그런데 그 단순한 순서를 지키는 운전자가 사고를 줄입니다. 운전은 센스보다 확인이 먼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