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합의금 계산하는 방법, 보험사 제시액 보기 전에 이 순서부터 확인하세요

얼마 전 교육장에서 접촉사고를 겪은 초보 운전자가 합의금 얘기를 꺼냈습니다. 목이 뻐근해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데 보험사에서 먼저 금액을 제시했고, 그 금액이 맞는지 전혀 감이 없다는 겁니다. 사실 교통사고 합의금 계산은 감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치료비, 위자료, 휴업손해, 향후치료비, 과실비율을 차례대로 놓고 봐야 합니다.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합의금은 ‘많이 부르면 많이 받는 돈’이 아닙니다. 반대로 보험사가 처음 말한 금액이 항상 기준도 아닙니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 한도, 실제 치료 내용, 소득 증빙, 과실비율이 같이 움직입니다. 순서를 모르면 손해를 보기도 쉽고, 괜히 무리한 요구를 하다가 분쟁만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교통사고 합의금은 이 항목을 더해서 계산합니다
기본 구조는 단순합니다. 인적 피해는 치료비, 위자료, 휴업손해, 기타 손해배상금으로 나누고, 부상이 크면 상실수익액이나 향후치료비, 간병비까지 붙습니다. 물적 피해는 차량 수리비, 대차료, 휴차료, 시세하락손해 같은 항목으로 따로 봅니다.
실무에서 많이 쓰는 흐름은 이렇습니다.
- 총 손해액 = 치료비 + 위자료 + 휴업손해 + 기타 손해 + 향후치료비 등
-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으면 본인 과실 비율만큼 감액
- 이미 보험사가 병원에 지급한 치료비가 있으면 최종 지급액에서 조정
- 대인배상Ⅰ 한도를 넘는 부분은 대인배상Ⅱ 가입 여부를 확인
예를 들어 상대방 과실 80%, 내 과실 20%인 사고라면 내가 주장하는 손해액 전부를 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300만 원 손해라고 생각해도 과실상계 후에는 240만 원 기준으로 보는 식입니다. 여기에 이미 지급된 치료비와 약관상 제한이 들어가면 실제 손에 들어오는 돈은 더 달라집니다.
위자료는 진단서 몇 주만 보고 정하지 않습니다
초보자들이 제일 많이 착각하는 부분이 ‘2주 진단이면 얼마’라는 말입니다. 진단 주수는 참고자료일 뿐이고, 자동차보험에서는 부상급수와 치료 내용이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손해보험협회 자동차보험 기준에서 부상 위자료는 상해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됩니다.
- 1급: 200만 원
- 2급: 176만 원
- 3급: 152만 원
- 4급: 128만 원
- 5급: 75만 원
- 6급: 50만 원
- 7급: 40만 원
- 8급: 30만 원
- 9급: 25만 원
- 10~11급: 20만 원
- 12~14급: 15만 원
가벼운 목, 허리 염좌는 대개 12~14급 쪽으로 분류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위자료만 놓고 보면 생각보다 작습니다. 실제 합의금이 위자료보다 커지는 이유는 치료비, 휴업손해, 통원 교통비, 향후치료비 같은 항목이 같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근데 후유장해가 남는 사고는 완전히 다릅니다. 노동능력상실률이 나오면 위자료뿐 아니라 앞으로 벌 수 있었던 수입 감소분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골절, 신경 손상, 수술, 장기간 입원 사고에서 서둘러 합의하면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휴업손해는 소득 증빙이 있어야 강해집니다
휴업손해는 사고 때문에 일을 못 해서 줄어든 수입입니다. 자동차보험 약관상 휴업손해는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실제 수입감소액의 85%를 기준으로 보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월급명세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소득금액증명원, 사업자 매출 자료 같은 서류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월 소득이 300만 원이고, 입원 또는 치료 때문에 실제로 10일 동안 일을 못 했다고 해보겠습니다. 하루 소득을 단순히 10만 원으로 보면 수입감소액은 100만 원입니다. 여기서 85%를 적용하면 휴업손해는 85만 원으로 계산됩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근무 형태, 유급휴가 처리, 사업소득 증빙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영업자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가게를 못 열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카드 매출 감소, 세금 신고자료, 휴업 사실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자료가 약하면 보험사는 일용근로자 임금 기준으로 낮게 산정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상 사고는 2023년 이후 계산 방식이 더 까다로워졌습니다
2023년부터 경상환자, 즉 12~14급 상해에 대한 자동차보험 처리에서 중요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진단서 제출 요구가 강화됐고, 대인배상Ⅱ 치료비 중 본인 과실분을 본인 보험이나 본인이 부담하는 구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면 “치료는 계속 받았는데 합의금이 왜 줄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쉽게 말하면, 경미한 사고에서 무조건 오래 치료한다고 합의금이 비례해서 늘어나는 시대는 아닙니다. 통증이 있으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치료 기간, 진단서, 과실비율, 실제 증상 기록이 맞아야 합니다. 병원 기록과 사고 충격 정도가 너무 어긋나면 보험사와 다툼이 생깁니다.
대인배상Ⅰ 책임보험 한도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부상은 등급별로 1급 3,000만 원부터 14급 50만 원까지 한도가 있고, 사망은 1억 5,000만 원, 후유장해는 등급에 따라 1억 5,000만 원부터 1,000만 원까지입니다. 상대 차가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대인배상Ⅱ에서 초과 손해를 보상할 수 있지만, 무보험이나 책임보험만 있는 차량이면 대응이 달라집니다.
합의 전에는 금액보다 순서를 먼저 잡아야 합니다
교통사고 합의금 계산에서 제일 나쁜 습관은 보험사 전화 한 통 받고 바로 결정하는 겁니다. 특히 목, 허리 통증은 사고 다음 날 더 심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운전 교육을 하다 보면 사고 직후에는 괜찮다고 했다가 이틀 뒤에 고개가 안 돌아간다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합의 전에는 최소한 다음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 사고 접수번호와 상대 보험사를 확인한다
- 진단서, 치료확인서, 입퇴원확인서, 통원 기록을 모은다
- 과실비율을 손해보험협회 과실비율 기준과 사고 영상으로 확인한다
- 소득 감소가 있으면 급여, 사업소득, 휴업 자료를 준비한다
- 향후 통증이나 추가 검사 가능성이 있으면 합의서 문구를 급히 쓰지 않는다
합의서에 ‘향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구가 들어가면 나중에 다시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합의 당시 예측하기 어려웠던 후유장해가 나중에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별도 다툼 여지가 있지만, 그건 쉬운 길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치료 경과를 보고 결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교통사고 합의금 계산은 결국 숫자 싸움 같지만, 실제로는 기록 싸움입니다. 진단서, 치료 기간, 소득 자료, 과실비율, 차량 수리 내역이 맞물려야 금액이 제대로 나옵니다. 운전자는 사고를 안 내는 게 첫 번째고, 사고가 났다면 흥분해서 말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자료로 처리해야 합니다. 합의는 빨리 끝내는 절차가 아니라, 내 몸 상태와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 뒤에 하는 절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