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일시정지 과태료 피하려면 이렇게 운전하세요

도로주행을 가르치다 보면 우회전 앞에서 발을 브레이크에 얹은 채 슬금슬금 지나가는 분이 많습니다. 본인은 멈췄다고 생각하지만 바퀴가 계속 굴렀다면 일시정지가 아닙니다. 특히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불일 때 이 습관은 신호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회전은 신호를 확인하고, 정지할 곳에서 완전히 멈춘 뒤, 보행자를 다시 확인하는 순서로 운전해야 합니다.
빨간불이면 정지선 앞에서 먼저 멈춥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의 신호 기준에 따라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이면 우회전 차량도 정지선 앞에서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정지선이 없다면 횡단보도 앞, 그것도 없다면 교차로 직전에 멈춥니다. 앞차가 멈췄다가 출발했더라도 내 차는 내 차례에 다시 멈춰야 합니다. 앞차의 정지가 뒤차의 정지 의무까지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일시정지는 속도만 줄이는 일이 아닙니다. 바퀴의 움직임을 완전히 멈춘 상태를 뜻합니다. 법에 ‘3초간 정지’ 같은 고정된 시간은 없습니다. 저는 교육할 때 정지선 앞에서 차를 완전히 세운 다음 고개를 돌려 좌우를 살피라고 말합니다. 이 순서가 몸에 배면 멈췄는지 애매할 일이 줄어듭니다.
정지한 뒤에는 보행자와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을 때 서행하며 우회전할 수 있습니다. 빨간불이라고 무조건 녹색 신호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규정은 아닙니다. 반대로 한 번 멈췄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출발해도 되는 것도 아닙니다. 2023년 1월 22일부터 적용된 우회전 신호 기준은 이 차이를 분명히 했고, 경찰청은 같은 해 4월 22일부터 일시정지 위반을 본격 단속했습니다.
우회전 신호등이 있으면 화살표를 따릅니다
교차로 오른쪽에 별도의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돼 있다면 먼저 그 신호를 봐야 합니다. 적색 화살표에서는 정지하고, 녹색 화살표가 켜졌을 때 우회전합니다. 일반적인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불일 때 ‘일단 멈춘 뒤 안전하면 우회전’하는 방식과 다릅니다. 우회전 신호등이 적색인데 길이 비어 보인다는 이유로 돌아서는 신호위반입니다.
처음 가는 교차로에서는 우회전 신호등을 놓치기 쉽습니다. 정지선에 접근할 때 전방 신호만 보지 말고 오른쪽 신호등과 보조표지도 확인하세요. 우회전 신호가 허용돼도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신호는 출발 가능 여부를 알려주고, 횡단보도 앞에서는 보행자 보호 의무를 별도로 지켜야 합니다.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 움직임을 다시 봅니다
우회전 전의 횡단보도와 우회전 후 만나는 횡단보도를 따로 생각하면 덜 헷갈립니다.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불이면 첫 번째 정지선에서 일시정지합니다. 그 뒤 우회전하려는 방향의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 한다면 횡단보도 앞에서 다시 멈춥니다. 도로교통법 제27조는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않도록 일시정지할 의무를 정합니다.
보행 신호의 색만 보고 판단하면 실수합니다. 보행 신호가 녹색이어도 실제로 건너는 사람이나 건너려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보행 신호가 적색이어도 사람이 건너고 있다면 멈춰야 합니다. 인도 끝에 서서 횡단을 시작하려는 사람, 차량에 가려 늦게 보이는 사람도 생각해야 합니다. 보행자가 없는 상황이라면 신호와 다른 차량의 흐름을 확인한 뒤 서행해 통과할 수 있지만, 확인이 안 되면 기다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예외적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가 보이지 않아도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도로교통법 제27조 제7항에 적힌 의무입니다. 우회전 직후 이 횡단보도를 만났다면 앞에서 이미 한 번 멈췄더라도 다시 멈춥니다. 보호구역 표시를 본 순간부터 횡단보도 위치를 미리 찾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범칙금과 과태료는 부과 대상이 다릅니다
‘우회전 일시정지 과태료가 얼마냐’는 질문에는 위반 상황과 단속 방식을 함께 봐야 정확히 답할 수 있습니다. 전방 적색 신호에서 일시정지 없이 우회전하거나 별도 우회전 신호등을 위반하면 신호·지시 위반입니다. 일반 도로에서 승용차 운전자가 현장 단속되면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입니다. 승합차는 범칙금 7만 원, 이륜차는 4만 원이며 벌점은 같습니다. 경찰청의 우회전 단속 안내도 이 기준을 제시합니다.
무인단속 등으로 운전자를 특정하지 못해 차량의 고용주 등에게 부과되는 신호위반 과태료는 도로교통법 시행령 별표 6 기준 승용차 7만 원, 승합차 8만 원, 이륜차 5만 원입니다. 이 과태료 자체에는 운전자 벌점이 붙지 않습니다. 그러니 ‘과태료 7만 원에 벌점 15점’이라고 한데 묶어 말하면 틀립니다. 범칙금은 운전자를 특정해 부과할 때, 과태료는 차량의 고용주 등에게 부과할 때의 기준입니다.
보행자가 건너거나 건너려는데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지 않았다면 신호위반과 별개로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이 문제 됩니다. 일반 도로 승용차의 현장 단속 기준은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0점입니다. 무인단속 과태료는 승용차 7만 원입니다.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서는 시간대와 위반 장소에 따라 가중 기준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고지서의 위반 항목과 장소를 확인해야 합니다.
운전할 때는 금액보다 순서를 먼저 떠올리는 게 낫습니다. 전방 적색 신호라면 정지선 앞에서 바퀴를 멈추고, 우회전 신호등이 있으면 그 화살표를 따르고, 횡단보도 앞에서는 사람을 다시 봅니다. 15년 동안 운전을 가르치며 느낀 건, 이 짧은 확인을 습관으로 만든 운전자가 낯선 교차로에서도 훨씬 침착하다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