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 25조 지키며 교차로 통과하는 방법

얼마 전 도로연수 중에 앞차가 우회전하려고 속도를 줄이자 뒤차가 경적을 울리는 장면을 봤습니다. 교육생은 “앞차가 빨리 돌면 되지 않나요?”라고 묻더군요. 그런데 교차로에서는 빨리 빠져나가는 기술보다 어디서 속도를 줄이고 누구를 먼저 보내야 하는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도로교통법 25조는 우회전·좌회전 경로부터 교차로 꼬리물기까지 그 기준을 정해 둔 조문입니다. 아래 내용은 2026년 11월 기준으로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현행 조문과 시행령·시행규칙을 확인한 것입니다.
우회전은 미리 오른쪽에 붙어 서행합니다
제25조 제1항에 따르면 우회전하려는 운전자는 미리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를 따라 서행하면서 돌아야 합니다. 여기서 ‘미리’가 중요합니다. 교차로에 거의 다 와서 옆 차로를 가로질러 우회전하면, 오른쪽을 따라 오던 차나 자전거와 진로가 겹칩니다. 교통섬 때문에 우회전 차로가 따로 분리된 곳이라면 그 차로와 노면표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제25조 제1항은 신호에 따라 정지하거나 진행하는 보행자와 자전거등에도 주의하도록 합니다. 실전에서는 우회전하기 전 정지선과 차량 신호를 확인하고, 횡단보도에 사람이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지를 본 뒤, 오른쪽에서 접근하는 자전거까지 확인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뒤차가 경적을 울려도 이 확인을 건너뛰면 안 됩니다.
우회전 때의 ‘서행’과 ‘일시정지’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차량 신호가 적색일 때의 정지 의무는 신호 규정에 따라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을 때 정지하는 의무도 도로교통법 제27조에 있습니다. 제25조만 읽고 “천천히 돌면 언제나 된다”고 생각하면 위험한 이유입니다.
좌회전은 중앙선을 따라 교차로 중심 안쪽으로 돕니다
제25조 제2항은 자동차가 좌회전할 때 미리 도로의 중앙선을 따라 서행하고, 교차로 중심 안쪽을 이용하도록 정합니다.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차로를 바꾸거나 회전 반경을 크게 그리며 옆 차의 경로로 들어가면 충돌 위험이 커집니다. 여러 좌회전 차로가 있는 곳에서는 출발 전 차로별 진행 방향 표시를 확인하고, 도는 동안에도 자기 차로의 흐름을 따라가야 합니다.
다만 시·도경찰청장이 교차로 상황에 따라 지정한 곳은 중심 바깥쪽으로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로에 그려진 유도선과 안전표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제가 교육할 때는 신호가 바뀌기 전에 ‘내가 들어갈 차로’를 먼저 정하게 합니다. 회전 중에 목적지를 바꾸려고 핸들을 더 꺾는 습관이 위험합니다.
자전거등은 좌회전 방법이 다릅니다. 제25조 제3항은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 서행하면서 교차로 가장자리 부분을 이용해 좌회전하도록 합니다. 자동차처럼 교차로 중심을 향해 대각선으로 꺾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또 제4항에 따라 앞차가 좌회전이나 우회전 신호를 했다면 뒤차는 그 진행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방향지시등을 켠 차 옆의 빈 공간이 곧 추월할 공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녹색 신호여도 출구가 막혔다면 들어가지 않습니다
출근길에 가장 자주 보이는 위반이 꼬리물기입니다. 제25조 제5항은 신호기로 교통정리를 하는 교차로에서 앞쪽 차량 때문에 교차로 안에 멈춰 다른 차의 통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으면 진입하지 못하게 합니다. 녹색 신호는 ‘무조건 진입’ 허가가 아닙니다. 건너편에 내 차 한 대가 완전히 빠져나갈 공간이 있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앞차들이 정체로 멈춰 있고 건너편 출구에도 자리가 없다면 정지선 앞에서 기다립니다. 신호가 바뀐 뒤 내 차가 교차로 안을 가로막으면 옆 방향 차량은 자기 신호를 받고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제5항은 정지선이 있는 경우 그 선을 넘은 부분까지 고려하므로, 앞 범퍼만 살짝 넘기겠다는 판단도 피해야 합니다.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는 표지부터 확인합니다
제25조 제6항은 교통정리가 없고 일시정지 또는 양보 안전표지가 설치된 교차로를 다룹니다. 이런 곳에 들어갈 때는 다른 차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표지에 맞춰 일시정지하거나 양보해야 합니다. 일시정지 표지를 봤다면 차를 실제로 멈추고 좌우와 진행 방향을 확인합니다. 속도를 조금 줄인 채 지나가는 것은 일시정지가 아닙니다.
표지가 없는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 누가 먼저 가는지는 제25조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이미 진입한 차, 도로 폭, 우측 도로의 차, 좌회전 차량의 양보 관계 등은 제26조의 규정도 함께 봐야 합니다. 운전 중에는 상대 차가 반드시 양보할 거라고 가정하지 말고, 내 차가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속도로 접근하는 편이 낫습니다.
범칙금과 과태료는 단속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제25조의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으로 운전자가 현장에서 단속되면 도로교통법 시행령 별표 8 기준 범칙금은 승합차 5만 원, 승용차 4만 원, 이륜차 3만 원입니다. 이 위반 자체는 시행규칙 별표 28의 벌점 항목에 따로 올라 있지 않아 벌점은 없습니다. 다만 사고가 났다면 피해 정도 등에 따른 벌점이나 책임은 별개로 판단됩니다.
무인 단속 등으로 운전자를 특정하지 못해 차량의 고용주 등에게 부과하는 과태료는 시행령 별표 6의 대상 행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제25조 제1항의 우회전, 제2항의 좌회전, 제5항의 교차로 진입 위반은 승합차 6만 원, 승용차 5만 원, 이륜차 4만 원 기준입니다. 제25조의 모든 항목에 과태료가 똑같이 붙는다고 보면 안 됩니다. 고지서에 적힌 위반 조항과 위반 일시를 먼저 확인하세요.
또 우회전 중 적색 신호를 위반했거나 횡단보도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했다면 단순한 제25조 위반과 적용 조항·금액·벌점이 달라집니다. ‘우회전하다 걸렸으니 승용차 4만 원’이라고 단정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교차로 앞에서는 신호를 보고, 출구 공간을 보고, 보행자와 자전거를 본 뒤 들어가야 합니다. 이 짧은 순서를 지키는 운전자가 결국 뒤차의 경적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