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 과태료 감경 받으려면 먼저 확인할 것

얼마 전 교육생이 신호위반 통지서를 들고 와서 빨리 내면 20% 깎이는지 물었습니다. 과속 과태료를 미리 내고 감경받은 경험이 있어 신호위반도 같을 거라 생각한 겁니다. 그런데 위반 항목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승용차 신호위반 과태료 7만 원을 사전 납부해도, 그 이유만으로 5만 6천 원이 되지는 않습니다.
신호위반은 왜 사전 납부 20% 감경이 안 될까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은 의견제출 기한 안에 과태료를 자진 납부하면 감경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감경 폭은 시행령상 최대 20%입니다. 여기서 ‘할 수 있다’를 모든 교통 과태료에 적용된다는 뜻으로 읽으면 틀립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46조와 별표 39가 실제 감경 대상 위반을 따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별표 39에는 제한속도를 시속 20㎞ 이하로 초과한 경우와 일부 주정차 위반 등이 들어 있습니다. 신호·지시 위반은 없습니다. 별표 밖의 위반행위에는 과태료를 감경하지 않는다는 기준도 명시돼 있습니다. 법무부의 관련 법령 해석 역시 이 경우에는 의견제출 기한 안에 납부해도 자진 납부 감경을 할 수 없다고 봅니다. 통지서에 납부 기한이 적혀 있다는 사실과 감경 대상이라는 사실은 별개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도로에서 승용차가 제한속도를 시속 20㎞ 이하로 넘겨 과태료 4만 원을 받았다면, 해당 요건을 갖춰 기한 안에 낼 때 3만 2천 원으로 표시될 수 있습니다. 같은 승용차의 일반도로 신호위반 과태료는 7만 원입니다. 이를 20% 깎아 계산해 송금해서는 안 됩니다. 고지서에 표시된 납부 금액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과태료 7만 원과 범칙금 6만 원을 구별하는 방법
무인단속 장비에 찍힌 신호위반은 현장에서 운전자를 특정하지 못하므로 차량 소유자에게 과태료가 통지됩니다. 일반도로 승용차 기준 7만 원이며 과태료 자체에는 운전면허 벌점이 붙지 않습니다. 경찰이 실제 운전자를 확인하거나 운전자가 위반 사실을 인정해 범칙금 절차로 전환하면, 같은 신호위반의 범칙금은 승용차 기준 6만 원이고 벌점은 15점입니다.
따라서 통지서에 보이는 6만 원은 ‘과태료 감경액’이 아닙니다. 운전자에게 부과하는 범칙금입니다. 1만 원 차이만 보고 전환 버튼을 누르기 전에 자신의 누적 벌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이미 벌점이 있는 운전자라면 15점이 면허 관리에 미치는 영향이 1만 원보다 클 수 있습니다. 경찰청 교통민원24에서도 과태료와 범칙금의 부과 대상, 벌점 여부를 구분해 안내합니다.
차종과 장소도 금액을 바꿉니다. 일반도로 신호위반 과태료는 승용차 7만 원, 승합차 8만 원입니다.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별도의 가중 기준이 적용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고지 금액을 그대로 가져와 계산하지 말고, 내 통지서의 차량 종류·위반 장소·시각을 함께 봐야 합니다.
사회적 배려 대상이라면 감경 사유를 먼저 제출한다
신호위반에 사전 납부 20% 감경이 없다고 해서 감경 가능성이 모두 닫히는 것은 아닙니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시행령 제2조의2에는 별도의 사유가 있습니다. 과태료 부과 대상자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한부모가족 지원 대상자,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상이등급 1~3급 국가유공자 또는 미성년자라면 과태료를 최대 50%까지 감경할 수 있습니다. ‘최대’이므로 누구나 반드시 절반을 내는 제도는 아닙니다.
판단 기준은 단속 당시 운전자가 아니라 과태료를 부과받는 사람입니다. 차량이 가족 명의라면 실제 운전자의 자격만으로 감경을 예상해서는 안 됩니다. 체납 과태료가 있는 경우에도 이 감경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경찰청의 과태료 사전통지서 안내에는 의견제출 기한 안에 감경 사유를 입증할 자료를 내도록 적혀 있습니다. 해당된다면 납부부터 하기보다 통지서에 적힌 관할 경찰서에 필요한 증빙과 신청 방법을 확인하는 순서가 맞습니다.
승용차 일반도로 신호위반 과태료 7만 원을 예로 들면, 최대 50% 감경이 인정될 때 금액은 3만 5천 원입니다. 다만 이는 자격과 체납 여부를 확인한 뒤 관할 기관이 감경을 인정한 경우의 계산입니다. 20% 자진 납부 감경까지 이어서 적용해 2만 8천 원으로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신호위반 자체가 그 20% 감경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통지서를 받으면 이 순서로 처리한다
- 첫째, 차량번호와 위반 날짜·시각·장소, 신호위반 사진을 확인합니다. 다른 차량이거나 단속 내용에 사실관계 오류가 있다면 납부 전에 자료를 확보합니다.
- 둘째, 고지서의 ‘과태료’와 ‘범칙금’을 구분합니다. 범칙금 전환을 생각한다면 실제 운전자에게 벌점 15점이 붙는다는 점까지 확인합니다.
- 셋째, 사회적 배려 대상에 해당하면 의견제출 기한 안에 관할 경찰서에 증빙자료와 함께 감경을 요청합니다. 대상이 아니라면 신호위반 과태료에 20%를 임의로 적용하지 않고 고지된 금액과 납부 기한을 따릅니다.
- 넷째, 단속 사실에 이견이 있으면 사전통지 단계의 의견제출 기한을 놓치지 않습니다. 정식 과태료 부과 통지를 받은 뒤에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0조에 따라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해당 행정청에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운전을 가르치다 보면 빨리 처리하려는 마음에 통지서의 두 금액 중 작은 쪽을 고르는 경우를 봅니다. 신호위반 고지서에서는 숫자보다 그 숫자가 누구에게 부과되고 벌점이 붙는지를 먼저 읽어야 합니다. 다음 교차로에서는 황색 신호를 ‘조금 더 갈 시간’으로 여기지 않는 습관이, 사후에 감경 방법을 찾는 것보다 훨씬 확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