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합의금 제대로 받으려면 이렇게 계산하세요

얼마 전 교육장에서 후방추돌을 당한 초보 운전자가 물었습니다. “2주 진단이면 교통사고 합의금이 얼마가 맞나요?” 솔직히 이 질문에 바로 금액부터 말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합니다. 합의금은 진단 주수 하나로 찍는 돈이 아닙니다. 부상급수, 치료기간, 입원 여부, 실제 소득감소, 과실비율, 이미 지급된 치료비가 같이 움직입니다.
운전하다 사고가 나면 몸도 놀라고 말도 빨라집니다. 보험사 담당자가 “이 정도면 보통 이 금액입니다”라고 하면 그게 기준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기준은 담당자 말이 아니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진료기록입니다. 숫자를 모르면 합의가 아니라 그냥 빨리 끝내는 절차가 됩니다.
교통사고 합의금은 한 덩어리 돈이 아닙니다
대인 교통사고 합의금은 보통 몇 가지 항목이 합쳐져 나옵니다. 치료비, 위자료, 휴업손해, 기타 손해배상금, 향후치료비, 후유장해가 있으면 장해 관련 손해까지 봅니다. 여기서 치료비는 병원에 이미 지불보증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서 피해자 통장으로 들어오는 합의금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 치료관계비: 검사, 진료, 약제, 물리치료 등 사고 치료에 필요한 비용
- 부상 위자료: 상해급수에 따라 정해지는 정신적 손해 배상
- 휴업손해: 사고 때문에 실제 소득이 줄었다는 자료가 있을 때 인정되는 손해
- 기타 손해배상금: 통원 1일당 교통비 성격으로 보통 8,000원 기준
- 향후치료비: 합의 뒤 예상되는 치료 필요성을 보고 협의되는 금액
여기서 초보자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휴업손해입니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기준으로 휴업손해는 실제 수입감소액의 85%입니다. 월급 300만 원인 사람이 사고로 입원 10일을 했고, 그 기간 임금 손실이 증명된다면 단순 계산은 300만 원을 30일로 나눈 10만 원에 10일을 곱하고 85%를 적용해 85만 원입니다. 단, 실제로 소득이 줄었다는 급여명세, 사업소득 자료, 휴업확인 자료가 중요합니다.
2주 진단 합의금이 다 같은 금액일 수 없는 이유
현장에서 제일 흔한 말이 “염좌 2주면 얼마”입니다. 근데 이 말이 위험합니다. 같은 2주 진단이라도 한 사람은 통원 5회로 끝나고, 다른 사람은 통증이 계속돼 MRI를 찍고 입원까지 합니다. 직장인은 병가 처리 방식에 따라 소득감소가 다르고, 자영업자는 매출자료와 실제 영업중단 자료를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경추 염좌로 상해급수 12급에서 14급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구간의 부상 위자료는 약관상 15만 원 수준입니다. 통원치료만 10회를 했다면 기타 손해배상금은 8,000원 곱하기 10회, 즉 8만 원입니다. 여기에 향후치료비가 협의될 수 있지만, 이 항목은 진단명과 치료경과, 남은 통증, 검사결과가 없으면 크게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골절처럼 상해급수가 올라가고 입원이 길어지면 계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부상 위자료도 올라가고, 휴업손해도 커지며, 간병비나 후유장해 검토가 붙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은 150만 원 받았다”는 말보다 내 진단서, 초진기록, 입퇴원확인서, 소득자료가 더 중요합니다.
책임보험 한도와 약관 기준은 구분해야 합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상 책임보험은 피해자 1명 기준으로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사망은 1억5천만 원 범위이고, 손해액이 2천만 원보다 작으면 2천만 원으로 봅니다. 부상은 상해급수별 한도 안에서 지급됩니다. 대표적으로 부상 1급은 3,000만 원, 7급은 500만 원, 12급은 120만 원, 13급은 80만 원, 14급은 50만 원입니다.
이 숫자를 합의금으로 착각하면 안 됩니다. 책임보험 한도는 최대 지급 틀에 가깝습니다. 실제 합의금은 그 안에서 치료비, 위자료, 휴업손해 등을 따집니다. 특히 책임보험만 가입된 차량과 사고가 나면 한도 문제가 바로 현실 문제가 됩니다. 종합보험이 있는 사고와 협상 구조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 후유장해는 치료가 끝난 뒤 증상이 고정됐는지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오래 아프다는 말만으로 장해가 되는 게 아닙니다. 의학적 평가, 장해율, 노동능력상실률이 필요합니다. 이 단계까지 가는 사고라면 합의서를 급하게 쓰면 안 됩니다. 합의 뒤에는 추가 청구가 막히는 문구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합의 전에 반드시 확인할 순서
사고 직후에는 감정이 앞섭니다. 그래도 순서는 지켜야 합니다. 제가 교육할 때 늘 말하는 건 “아픈 몸으로 협상부터 하지 말라”는 겁니다. 치료 경과가 보이기 전에 금액만 맞추면 나중에 남는 건 통증과 후회입니다.
- 첫째, 사고접수번호와 상대 보험사를 확인합니다.
- 둘째, 초진기록과 진단서를 보관합니다. 진단명과 사고 인과관계가 출발점입니다.
- 셋째, 통원일자와 입원일자를 따로 기록합니다. 통원 1일 8,000원 같은 항목은 횟수가 기준입니다.
- 넷째, 소득감소 자료를 챙깁니다. 급여명세, 원천징수, 사업소득, 휴업확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 다섯째, 과실비율을 확인합니다. 블랙박스, CCTV, 현장사진, 경찰 접수 내용이 영향을 줍니다.
- 여섯째, 보험사가 제시한 산출내역서를 요구합니다. 총액만 들으면 빠진 항목을 모릅니다.
과실비율도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내 과실이 20%라면 손해액에서 그만큼 빠질 수 있습니다. 이미 보험사가 병원에 지급한 치료비도 기지급금으로 계산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치료비 200만 원 나왔는데 왜 내 합의금이 적냐”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치료비는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이 아니라 병원에 지급된 손해 항목일 수 있습니다.
보험사 제시액을 들었을 때 보는 포인트
보험사에서 금액을 말하면 바로 예, 아니오로 답하지 말고 산출표를 봐야 합니다. 위자료가 몇 급 기준인지, 휴업손해를 0원으로 본 이유가 무엇인지, 통원일수는 제대로 들어갔는지, 향후치료비는 어떤 판단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통원만 한 경상사고에서 휴업손해를 전부 인정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 소득이 줄었다는 객관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입원했는데도 휴업손해가 빠져 있다면 자료 제출 여부를 다시 봐야 합니다. 직장인은 회사의 유급병가 처리 때문에 실제 수입감소가 없다고 판단될 수 있고, 자영업자는 매출 변동과 영업중단 자료가 부족하면 다툼이 생깁니다.
합의서 문구도 읽어야 합니다.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식의 문구는 흔합니다. 몸 상태가 아직 불안정하거나 추가 검사 예정이 있으면 서명 시점을 늦추는 게 맞습니다. 교통사고 합의금은 빨리 받는 돈보다 빠진 항목 없이 받는 돈이 더 중요합니다.
제가 운전자를 가르치며 제일 답답한 순간은 사고를 작게 보다가 절차를 놓치는 경우입니다. 작은 접촉사고라도 몸이 다쳤다면 기록이 남아야 하고, 합의는 숫자로 확인해야 합니다. 감으로 처리하면 늘 운전자가 손해를 봅니다. 도로에서는 방어운전이 필요하고, 사고 뒤에는 서류와 기준을 붙잡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