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벌점 소멸 시기 확인하는 방법

운전학원에서 면허를 딴 지 몇 년 된 분들을 만나면 “벌점은 연말에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벌점을 받은 뒤 달력만 넘기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자동차 벌점 소멸은 12월 31일에 일괄 처리되는 방식이 아닙니다. 마지막 위반일이나 사고일, 현재 처분벌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1년이 지나면 없어지는 벌점은 따로 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와 별표 28은 벌점 관리 기준을 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처분벌점’입니다. 처분벌점이 40점 미만이고, 마지막 법규 위반일 또는 사고일부터 위반과 사고 없이 1년이 지나면 그 처분벌점이 소멸합니다. 39점까지는 이 조건을 따질 수 있지만 40점은 미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4월 10일 신호위반으로 벌점 15점을 받고 이후 위반이나 사고 없이 1년을 보냈다면 소멸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그해 9월에 다시 벌점이 붙는 위반을 했다면 첫 위반일로부터 1년을 세면 안 됩니다. 마지막 위반일을 기준으로 다시 봐야 합니다. 벌점이 새로 붙지 않았더라도 법규 위반이나 사고가 있었다면 1년 무위반·무사고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날짜를 임의로 계산하기보다 기록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기서 ‘1년 소멸’과 ‘3년 관리’를 섞어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별표 28은 위반 또는 사고가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과거 3년간의 벌점을 누산해 관리하도록 합니다. 동시에 일정한 조건을 채운 처분벌점에는 1년 무위반·무사고 소멸 규정을 둡니다. 그러니 단순히 “벌점 기록은 무조건 3년 간다”거나 “1년만 지나면 모든 점수가 지워진다”고 생각하면 실제 면허 상태를 잘못 판단하게 됩니다.
40점부터는 기다리는 계산이 달라진다
운전면허 정지처분은 한 번의 위반·사고로 받은 벌점이나 처분벌점이 40점 이상이 된 때부터 결정·집행합니다. 원칙적으로 벌점 1점을 정지 1일로 계산합니다. 30점이 쌓인 상태에서 15점이 더해져 처분벌점이 45점이 됐다면, ‘조금만 기다려 1년을 채우자’는 방식으로 처리할 단계가 아닙니다. 정지처분 대상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취소 기준도 별도로 있습니다. 같은 별표 28에 따르면 한 번의 위반·사고로 인한 벌점 또는 기간별 누산점수가 1년간 121점 이상, 2년간 201점 이상, 3년간 271점 이상에 이르면 면허 취소 기준에 해당합니다. 정지에 쓰는 처분벌점과 취소에 쓰는 누산점수를 같은 숫자로 보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이미 정지처분이 집행된 벌점은 앞으로의 정지를 계산하는 처분벌점에서 빠지지만, 누산점수는 별도의 기준에 따라 관리됩니다.
현장에서는 위반 한 번의 점수만 기억하고 이전 점수를 잊는 분이 많습니다. 경찰청이 안내한 신호·지시 위반 벌점은 15점입니다. 이런 위반이 반복되면 각각은 작아 보여도 40점에 금방 다가갑니다. 특히 정지 통지를 받았다면 통지서에 적힌 처분 내용과 집행 기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벌점 조회 화면의 숫자만 보고 운전 가능 여부를 판단해서는 곤란합니다.
벌점이 있다면 이 순서로 확인한다
첫째, 경찰청 교통민원24의 ‘운전면허 벌점 조회’에서 현재 점수를 확인합니다. 최근 위반일과 사고일도 함께 적어 두세요. 본인이 기억하는 날짜와 실제 행정 기록의 날짜가 다를 수 있습니다.
둘째, 현재 점수가 처분벌점인지, 정지 또는 취소 판단에 쓰이는 누산점수인지 구분합니다. 40점에 가까운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에 처분 단계와 집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범칙금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벌점까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셋째, 40점 미만이라면 벌점감경교육 대상인지 확인합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특별교통안전교육 가운데 해당 교육을 마치고 교육확인증을 경찰서장에게 제출하면 처분벌점에서 20점을 감경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30점이라면 20점 감경 후 10점이 되는 식입니다. 교육을 신청했다는 것과 감경 절차를 마쳤다는 것은 다르므로 제출까지 챙겨야 합니다. 이미 정지처분 대상이거나 처분을 받은 사람은 별도의 법규준수교육 등을 통한 정지기간 감경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두 교육의 효과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착한운전 마일리지는 미리 쌓는 제도다
착한운전 마일리지는 벌점이 생긴 뒤 곧바로 신청해 기존 점수를 지우는 제도가 아닙니다. 경찰청에 무위반·무사고 서약을 하고 1년간 지키면 10점이 적립됩니다. 이후 면허 정지처분 대상이 될 때 일정한 기준에 따라 누산점수에서 공제할 수 있습니다. 서약만 해 둔 상태와 1년 실천을 마쳐 10점을 받은 상태는 다릅니다.
서약은 경찰청 교통민원24나 경찰서·지구대·파출소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경찰청 안내에 따르면 실천을 마친 뒤 다시 서약해 10점씩 쌓을 수 있고,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는 유지됩니다. 다만 모든 정지 사유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로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 등 별표 28이 정한 일부 사유에는 공제할 수 없으므로, 실제 처분을 앞두고 있다면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운전을 가르치다 보면 벌점을 ‘언젠가 사라질 숫자’로만 보는 순간 같은 위반이 반복됩니다. 소멸 날짜를 확인하는 일은 필요합니다. 그다음에는 어떤 상황에서 점수가 붙었는지도 돌아봐야 합니다. 신호 앞에서 서둘렀는지, 보행자를 늦게 봤는지 고치면 벌점뿐 아니라 사고 위험도 함께 줄어듭니다.
